2025년 12월 17일 현재 기준 원달러 환율은 약 1480원이다...
모든 Demand Planner(이하 DP) 들이 비슷하겠지만 수입품을 취급하는 DP들은 현재 지옥을 맛보고 있을것이라 생각된다
"아니 마진이 삭제가 된다니까..?"
최근 겉잡을수 없이 올라만 가는 환율을 바라보며 수많은 DP들은 무력감을 느끼고 있을것이다
재무팀과 영업팀이 치열한 숫자싸움을 하는것을 보며 과연 이짓거리를 언제 까지 해야되나 라는 생각이 한숨과 함께 터져 나온다면 축하한다 당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어도 좋다 당신은 지극히 정상적이고 논리적인 사람임을 증명해냈다
필자는 이정도 환율 변동에 대비된 DP는 이 지구상에 없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나는 DP로서 [생각]이란걸 한다 라는것을 다른 사람에게 인식 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지 서술하도록 하겠다
먼저 회사의 관심사 파악하자 (혹은 임원진의 관심사)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할때 보통 회사는 비용 구조에 대한 리뷰를 하기 마련이다
원자매 구매부터 풀필먼트 비용까지 어느 구간에서 우리의 작고 소중하고 연약한 마진이 삭제되어 가는지 확인해야되기 때문이다
비용이 오르면 어떻게 될까? 마진이 깎인다
마진이 깎이면? 영업이익이 줄어든다 즉 회사의 KPI가 무너저 내림과 동시에 규모가 있는 상장사라면 공시 자료에 들어갈 숫자들을 예쁘게 포장하기 위해 엄청난 계획 수정이 필요할것이고 임원들의 마이크로 매니징이 예상될것이다
비상장사(ㅈ소) 라면 당장의 캐시플로우부터 걱정을 해야한다 영업에 필요한 운전 자금이 축소될것이고 이것은 미래의 재고부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마진을 보전하기 위해서 가장 쉬운것은 가격을 조정하는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회사들은 쿠X으로 대표되는 악덕 이커머스 공룡들 덕분에 대부분 최저 가격을 유지하고 있을것이다
그렇기에 가격을 건드리는것은 미래의 매출과 성장을 희생하는것이라 최후의 보루로 남겨두어야 한다
임원진들은 가격을 건드리지 않고 마진을 보존할수있는 미친 방법을 요구할것이다!
하지만 걱정하지 말아라 그런 방법은 없다 ㅎ 당신도 팀장도 부장도 그걸 알면 그자리에 없을것이다 ㅎ
여기서 DP가 내놓을수 있는 패는 약 두가지이다
고마진 제품에 드라이브를 거는것과 높은 생산비가 드는 제품의 생산을 재검토 하는것이다
회사에 따라 두가지 모두를 요구하거나 한가지에 포커스를 둘수 있는데
필자의 경험상 고마진 제품에 드라이브를 거는것이 좀 더 괜찮지 않나라는 생각을 한다
높은 생산비를 요구하는 제품들은 저마다 사연이 있다. 프리미엄 혹은 하이엔드 제품이거나 아직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한 신규 마켓 카테고리 확장을 위한 신제품이거나 (혹은 조악한 비용구조를 갖고 있거나 ㅎ)
이 두 제품군은 회사의 미래를 담보로한 제품인경우가 많아 회사 입장에서는 환율 이슈가 해소될때까지 고마진 제품으로 버티는것이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고마진 제품 판매 증대를 선택했다면 DP로서 할일은 다음과 같다
1. 맨날 고치는 수요 계획을 또 수정 (마케팅 예산 확보 + 추가 생산 스케줄 확보)
2. 입고 예정 제품들 빠르게 확보하기 (환율이 더 오른다고 베팅시)
마케팅, 생산, 구매, 물류, 재무 등 여러 부서들과 많은 의사 결정을 내려야하기에 그들이 납득할만한 근거들을 미리 준비하자
그 근거들은 왜 고마진 제품 판매 증대로 결정했는지와 타겟이다
얼마나 생산할건지, 얼마나 매출 및 영업이익을 남겨야 하는지가 미리 계산되 있어야 낭비하는 시간을 줄일수 있다
당신이 재무팀장 앞에서 쩔쩔매는사이 환율은 폭ㅋ발ㅋ 해버릴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회사가 비슷하리라 예상하지만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계획을 짜는것이 좋다
물론 물류팀 입장에서는 볼륨도 중요하겠지만 보통 매출과 영업이익 앞에서는 할말을 잃기 마련이다
자 이제 모든 준비가 마무리 되었다
유관 부서들과 합의도 마쳤고, 생산 계획도 수정이 되었다
그다음은 무엇일까?
환율 추이를 모니터링하며 계획을 계속 튜닝해야 한다
고마진 제품 드라이브 전략을 실행에 옮겼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환율은 살아있는 생물처럼 움직인다 오늘 1480원이면 다음주엔 1500원일수도 1450원일수도 있다
그렇기에 DP는 환율 변동성을 주기적으로 체크하며 전략을 미세 조정할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환율이 더 올라간다? 고마진 제품 비중을 더 높이거나 저마진 제품 생산을 일시 중단하는 극약 처방도 고려해야할것이다
반대로 환율이 안정 국면에 접어들거나 하락한다? 이제 원래 전략으로 스무스하게 돌아갈 타이밍이다
원래 전략으로의 복귀 계획도 미리 세워두자
환율이 안정되면 우리는 다시 정상 운영 모드로 전환해야 한다
고마진 제품만 팔다가는 제품 포트폴리오가 망가지고 고객들의 선택지가 줄어든다
신제품 출시는 미뤄지고, 프리미엄 라인은 재고가 쌓이고, 영업팀은 "아니 왜 이것만 팔라고 하냐"며 아우성칠것이다
그렇기에 환율 변동폭이 줄어들고 재무팀 표정에 울상이 사라지는 모습이 포착되는 순간 원래 포폴 및 로드맵으로 서서히 회귀하는 계획을 실행해야 한다
갑자기 180도 바꾸면? 생산 라인은 혼란에 빠지고, 마케팅 예산은 또 재조정되어야 하고, 재고는 꼬인다 ㅎ
그렇기에 단계적으로 제품 믹스를 조정하며 부드럽게 전환하는것이 정신건강에 이롭다
상장사의 경우 최소 분기 단위 시나리오 플래닝이 추천된다 회사의 회계 사이클과 맞추는것으로도 재무팀의 신뢰를 얻기 쉽다
환율 시나리오별로 (예를 들어 1350원대, 1400원대, 1500원대) 제품 믹스와 매출/이익 목표를 미리 계산해두는것이다
그래야 환율이 미쳐 날뛸때마다 쩔쩔매며 회의실을 전전하지 않아도 된다
누군가 "환율이 1550원을 돌파했습니다..." 라는 말을 꺼내면 당신은 준비한 시나리오를 꺼내들면 된다
"이것 보세요오오오오~ 이렇게! 이렇게!"

물론 시나리오대로 흘러가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최소한 방향성과 기준점은 제시할수 있다
결국 DP의 역할은 불확실성 속에서 회사가 최악의 상황을 피하도록 길을 제시하는것이다
환율 변동이라는 통제 불가능한 변수 앞에서 우리가 할수있는건 빠르게 대응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유연하게 전략을 조정하는것이다
당신이 이 글을 읽고 "아 맞네 이거 준비해야겠다" 라는 생각이 든다면 당신은 이미 생각하는 DP이다!!
(그래도 월급은 똑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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